iQOO 15·15R 인도서 또 가격 인상, 출시가 대비 최대 1만4000루피 올랐다

스마트폰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내려가는 게 상식인데, 요즘 인도에선 그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출시된 지 몇 달 된 폰이 오히려 출시가보다 비싸진 경우가 생겼다. 비보 자회사 iQOO가 지난 8월 14일 인도에서 iQOO 15, iQOO 15R, iQOO Neo 10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사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인상 폭이 꽤 크다. iQOO 15는 출시가 대비 1만 3000루피, iQOO 15R은 최대 1만 4000루피까지 올랐다. 루피로는 감이 안 올 테니 대략 계산해보면, 1만 4000루피는 한화 20만 원 안팎이다. 폰 하나 값이 몇 달 만에 20만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출시가보다 비싸진 스마트폰이라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출시가보다 비싸진 iQOO 15·15R, 얼마나 올랐나

iQOO 15와 iQOO 15R의 출시가·인상 전 가격·현재 가격 비교표

우선 모델별로 정리하면 이렇다.

  1. iQOO 15 (12GB + 256GB): 출시가 ₹72,999 → 인상 전 ₹76,999 → 현재 ₹85,999 (출시가 대비 +₹13,000)
  2. iQOO 15 (16GB + 512GB): 출시가 ₹79,999 → 현재 ₹93,999 (출시가 대비 +₹14,000)
  3. iQOO 15R (8GB + 256GB): 출시가 ₹44,999 → 현재 ₹53,999 (출시가 대비 +₹9,000)
  4. iQOO 15R (12GB + 256GB): 출시가 ₹47,999 → 현재 ₹59,999 (출시가 대비 +₹12,000)
  5. iQOO 15R (12GB + 512GB): 출시가 ₹52,999 → 현재 ₹66,999 (출시가 대비 +₹14,000)

개정된 가격은 iQOO 인도 공식 스토어와 주요 이커머스에 이미 반영됐다. iQOO 15는 지난해 11월, 15R은 올해 2월에 인도에 나온 모델이다. 15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5에 2K 144Hz 디스플레이, 7,000mAh 배터리를 얹은 플래그십이고, 15R은 스냅드래곤 8 Gen 5에 7,600mAh 배터리를 넣은 준플래그십이다. 스펙만 보면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인 폰인데, 문제는 가격이다. 같은 시기 레드미도 Turbo 5 가격을 올렸고, 인도에선 열흘 사이 두 차례 인상이 이뤄졌다. (팁스터가 X에서 먼저 포착했다고 한다.)

왜 출시가보다 비싸진 걸까 — 메모리 가격 급등

AI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스마트폰 가격 인상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흐름

폰 가격이 거꾸로 오르는 건 이례적인 일인데, 이유는 명확하다. 메모리 가격이 폭등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업체들이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생산을 몰아넣었고, 그 여파로 일반 소비자용 D램과 낸드 공급이 빠듯해졌다.

수치로 보면 체감이 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95%, 낸드는 55~60% 올랐다. 가트너는 연말까지 D램·SSD 가격이 합산 130% 급등하면서 스마트폰 가격이 지난해 대비 13%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원가가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원가 부담은 마진이 얇은 중저가폰에 더 크게 작용한다. 제조사 입장에선 차라리 고가폰을 더 팔고 싶어지고, 실제로 올해 상반기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폰 판매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29%로 올라갔다. 폰 가격 인상이 프리미엄화를 부추기는 구조다.

이게 iQOO만의 일이 아니다

2026년 스마트폰 가격을 올린 삼성·iQOO·샤오미·애플 인상 내용 요약 카드

사실 이번 인상은 전 세계적인 도미노의 한 조각이다. 인도에서는 iQOO, 레드미에 이어 OnePlus, Vivo, OPPO도 메모리 원가 부담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시리즈를 256GB 기준 전작 대비 9만 9000원, 512GB는 20만 9000원 올렸고,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Z 플립8도 19만 8000원씩 인상했다. 샤오미는 올해 들어 세 번째 가격 조정을 했고, 애플도 아이폰17 가격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맥과 아이패드는 이미 올렸다.)

쉽게 말해 폰플레이션(폰 +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현상이 된 거다. 생성형 AI 지원 스마트폰이 올해 글로벌 출하량의 45%를 차지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걸 보면, AI 수요가 폰 가격에 그대로 전가되는 셈이다.

지금 사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그럼 지금이 살 타이밍일까? 정답은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메모리 가격이 내려갈 기미가 당분간 없다는 점이다. 가트너와 IDC는 올해 안에 부족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고, 더 비관적인 전망은 2030년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폰을 바꿀 계획이 있다면 '다음 세대를 기다렸다가 싸게 사겠다'는 계산이 이제는 잘 통하지 않을 것 같다. 다음 세대는 더 비싸게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까. 이미 인상 전 가격에 산 사람은 나름대로 잘한 셈이고, 지금 사려면 세일 기간을 노리는 게 현실적이다.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건, 이 흐름이 소비자 입장에서 좀 씁쓸하다는 거다. AI 열풍으로 메모리 업체들은 역대급 실적을 내는데, 그 비용은 결국 우리 주머니에서 나가니까. 폰 가격이 다시 내려가길 바라지만, 당분간은 출시가보다 '지금 가격'을 기준으로 예산을 짜는 게 현명한 것 같다. 여러분도 폰 바꿀 생각이라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한번 계산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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